붉은 먼지, 황금빛

서문 – 이성의 벽에 생긴 균열

어떤 여정은 지도가 아닌, 균열에서 시작된다.

왕밍 교수는 자신의 전 생애를 논리와 증거라는 견고한 기반 위에 세웠다. 미국에서 의학 교수이자 성공한 사업가인 그의 세계는 측정 가능하고, 분석 가능하며, 검증 가능한 세계였다. 모든 것에는 법칙이 있고,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으며,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실험실이나 권위 있는 과학 저널의 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속세의 붉은 먼지 속에서 자신감 넘치고 자신의 운명을 주재하는 현대 지성의 화신이었다.

하지만 요새처럼 견고한 세계관에 갑자기 작은 균열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그해 여름의 중국 여행은 그에게 처음에는 일과 고향에 대한 호기심의 결합일 뿐이었다. 그러나 한 의학 세미나에서 있었던 우연한 만남, 계획에 없던 순간이 그가 평생 공들여 쌓아 올린 이성의 벽을 꿰뚫는 작은 끌이 되었다. 장펑이라는 낯선 남자는 가을 호수처럼 고요한 눈빛으로, 어떤 진단 도구도 없이 그의 몸과 마음의 불안정을 꿰뚫어 보았다. 그것은 비이성적인 사건,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 비이성적인 순간으로부터 위대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붉은 먼지, 황금빛》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라, 회의적인 과학자와 그의 아내가 인식의 벽에 난 균열을 용감하게 넘어 훨씬 더 광대하고 심오한 현실과 마주하는 여정의 연대기이다. 이 비범한 이야기는 소피아 벨 기자가 귀 기울여 듣고 신중하게 기록한 것으로, 주인공의 경험과 인식의 흐름을 충실하게 전달한다. 이것은 확고한 답을 가진 한 인간이 거대한 질문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 시작할 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이지 않는 세계로의 여정

왕밍 교수와 그의 아내 칭링의 여행은 금세 평범한 관광의 범주를 넘어섰다. 그것은 또 다른 중국으로의 여행, 현대적이고 화려한 겉모습 바로 아래에 나란히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세계로의 여정이 되었다. 그곳은 은자들의 세계, 기이한 치료법의 세계, 그리고 현대 과학이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우주 법칙의 세계였다.

그 여정은 그들을 시간이 멈춘 듯한 안개 자욱한 산 정상으로 이끌어, 말없이 소통할 수 있는 수행자들을 만나게 했다. 그것은 그들을 잊혀진 마을로 안내했고, 그곳에서는 한 번의 잠이 열사흘 밤낮으로 이어질 수 있었으며, 차원 간의 경계는 아침 안개처럼 옅어졌다.

그 길 위에서, 고서에나 존재하던 개념들이 문득 현실처럼 생생하게 나타났다. 그들은 함께 강가에서 털실을 짜는 한 노파가 형형색색의 실을 통해 수많은 생애에 걸쳐 만물을 연결해 온 인연과 업보의 그물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들었다. 그들은 함께 신비한 골동품 가게에 들어섰고, 그곳의 각 낡은 물건은 정해진 운명과 자유 의지 사이에서 인간이 한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붉은 먼지, 황금빛》은 단지 기이한 현상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인식을 해체하는 과정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매번의 기이한 만남을 통해 왕밍 교수의 과학적 사고 기반은 도전을 받고, 흔들리고, 마침내 점차 무너지며, 우주의 위대함과 복잡함 앞에 마음을 열고 경외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독자들을 두 주인공이 겪는 당혹감, 회의감, 그리고 마침내 경이로움으로 이끈다. 그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유형의 세계가 다층적, 다차원적 현실의 극히 얇은 단면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빛과 어둠이 만나는 곳

영적인 세계의 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왕밍 부부의 여정은 가장 큰 시련에 직면하게 되었다. 화려한 상하이의 중심부에서, 뜻밖의 인연이 그들을 《전법륜》이라는 책과 파룬따파 수련법으로 이끌었다.

바로 이 순간이 여정의 흩어져 있던 모든 조각들이 한 점으로 모이는 순간이었다. 기공, 업보, 다른 공간, 잊혀진 역사에 대한 개념들이 모두 ‘진선인(眞善忍)’이라는 우주 원리의 빛 속에서 체계적이고 명료하며 심오하게 설명되었다. 그들에게 이것은 새로운 종교를 찾은 것이 아니라, 우주의 ‘소스 코드’를 찾은 것이며, 생명의 본래 선량한 본성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은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금빛—찬란하고 순수한 진리의 황금빛이었다.

그러나 빛이 가장 밝은 곳에서 어둠 또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바로 진선인의 빛이 퍼져나가던 그곳에서, 그들은 현대 중국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어둡고 잔혹한 현실, 즉 파룬궁 수련자들을 향한 가혹한 박해와 마주해야 했다. 그들의 영적 탐구 여정은 갑자기 불합리와 악과의 정면 대결이 되었다.

그들은 가장 온화한 사람들, 가장 순수한 영혼들이 단지 그들의 신념 때문에 추적당하고, 체포되며, 고문당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들이 깊이 아끼던 동료 수련자인 캉위와 천마이 가족의 비극은 깊은 상처가 되어, 외부 세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잔혹한 신앙 탄압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진리를 찾는 여정은 이제 용기에 대한 시험, 개인의 안전과 양심 사이의 선택에 대한 시험이 되었다.


맺음말 – 속세의 먼지와 빛 사이에서

《붉은 먼지, 황금빛》은 단순한 해피엔딩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역경 속에서 신념의 굳건함에 대한 서사시이며, 극한의 악에 맞선 선의 힘에 대한 찬가이다. 왕밍과 칭링의 여정은 그들이 진리를 찾았을 때 끝난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진리를 자신의 목숨으로 지켜야 했을 때 진정으로 시작되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지 그들의 이야기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을 비추고 있다.

모든 독자는 저마다의 붉은 먼지 속을 걸으며, 각자의 짐과 선택을 마주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이 작품이 남기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주인공이 무엇을 찾았는가가 아니라, 인생의 수많은 먼지 속에서 과연 우리는 우리 자신의 금빛을 알아보고 지켜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읽기 위한 책이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탐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초대장이자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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